브랜드 스토리

양말이 한 켤레에 3만원이라고? " 양말을 명품으로 만드는 법 "

마케터X 2025. 8. 8. 17:30

8년 전 친구들과 후쿠오카를 놀러 갔다가 재미있는 매장을 발견한 경험이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쇼핑몰을 둘러보다 , 생소한 진열대가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양말이 마치 명품 가방이나 수제 구두를 전시하듯 진열이 되어 있더군요. 간판에는 “Tabio”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잡화 매장이 아니라, 무슨 명품 매장을 보는 듯했습니다. 실제로 가격도 비싼 것은 양말 한 켤레에 3만원정도 하더군요. 

10켤레 묶음 1만 원 정도에 양말을 막 구매하는 저에겐,  참 일본 사람들 대단하기는 하다 생각했습니다. 양말의 명품화라니.... 한편으론 이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 양말 하나에 3만 원에 판매를 하는 회사는 도대체 어떤 회사일까? " 

 

1. 타비오 "당신의 양말은, 당신의 발을 얼마나 알고 있나요?"  

 
찾아보니 Tabio는 작은 회사가 아니더군요.  1968년에 일본에서 시작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60년 가까이 일본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영국, 중국, 대만 등 전 세계적으로 약 27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패션에 민감한 사람 혹은  특정한 목적성이 띄는 등산양말 같은 게 아니라면 , 우리가 일반적으로 신는 양말은 소모품에 불과합니다.  싸고 편하고 가성비면 그만이죠. 

그런데 Tabio는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던 양말을 다시 보게 만듭니다. 

Tabio의 표현을 빌리자면 양말로 감각을 설계한다고 합니다.  장인이 직접 기계를 조율해 실의 장력과 편직 밀도를 미세하게 조절하고, 발가락 사이 압박감을 줄이기 위해 구조적으로 설계해서 , 신었을 때 느껴지는 촉감, 걸을 때 발의 움직임, 마찰력, 통풍감 이 모든 게 '감각적으로 완성된 착용감'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공감이 가시나요 ? 
 

2. 장인정신과 기술력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걸까? 

양말 하나를 완벽하게 만드는 장인정신,기술력 이것만으로는 전 세계 270개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되기 어렵다고 보입니다. 아무

리 품질이 뛰어나고 기술력이 있어도,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또한 일본 내수 시장에서는 '장인정신' 키워드가 성공했어도,  해외에서는 제품 가치가 현지 문화와 소비 습관과 안 맞아 실패하는 경우도 수두룩 합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북극에 냉방기 파는 거랑 다를 바가 없을 수도 있는 거죠.  
 
즉. 장인정신은 소비자의 입장에선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겁니다.

3. 고급양말이란 브랜드 아이덴티티 

제가 생각하기에  Tabio(타비오)의  성공의 이유 중 하나는  타비오 양말 신는 행위 및 가격이 소비자로 하여금 ‘또 다른 가치’로 느끼게 만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3만 원짜리 양말은 세계의 어느 시장에서도 소비자의 입장에선 엄청난 진입장벽 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Tabio는 그 장벽을 브랜드 필터로 활용합니다. 비싼 가격이 지만, 

  • 소량 생산
  • 한정 컬러
  • 매장 전용 디자인 

등을 적용해 “이 양말을 사는 사람=취향과 감각이 검증된 소비자”라는 이미지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가격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요소가 됩니다. 깊게 들어가면 사회적 정체성 이론이 접목된 마케팅 사례로 볼 수도 있는데 , 이런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 나이키 같은 브랜드가 단순한 스포츠 웨어를 넘어서 어떤 ‘운동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나 ‘자기 계발을 중요시하는 그룹’의 정체성을 느껴지게 하고 , 애플의 경우에는  애플 제품을 쓰는 게 단순히 기능 때문만이 아니라, 특정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집단의 일부가 되는 느낌을 주는 것과 같이 타비오도 특정한 라이프스타일이나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브랜드로 볼 수도 있습니다. 
 
즉 브랜드 아이덴티티 = 소비자의 구매이유가 되는 거죠 . 

 
타비오의 런닝화 전용 양말이라고 합니다. 광고 텍스트로는 무슨 말을 못 하겠습니까 만은 , 땅에 착 달라붙어 신발과 양말사이의 접지력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디자인과 저 당당한 광고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